추심 전화 대신 받아주는 무료 제도, 신청 대상 정리

빚 독촉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나를 대신해 채권자를 상대하고,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이름은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입니다. 2020년부터 정부가 해온 사업인데 잘 알려지지 않아서, 쓸 수 있는데도 모르고 지나가는 분이 많습니다.

이 글에는 누가 신청할 수 있는지와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를 담았습니다. 지금 당장 급하신 분은 이 번호부터 보셔도 됩니다. 금융감독원 1332번, 국번 없이 네 자리입니다.

짧게 요약하면

제도 이름은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입니다.
변호사가 나를 대신해 추심 연락을 받아줍니다.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 1332번,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번, 금감원 누리집에서 신청합니다.
사채나 대부업체의 불법 추심에 시달리는 분이 주된 대상입니다.
지원 기간은 6개월이고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추심 전화를 대신 받아준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빚을 진 사람을 대신할 변호사를 세우는 제도입니다. 이름은 딱딱하지만 뜻은 그게 전부입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에는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채무자가 대리인을 선임하고 그 사실을 알리면,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변호사가 내 대리인이 되는 순간, 돈을 받으러 오는 쪽은 나에게 전화하면 안 되고 변호사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계속 전화를 걸어온다면 그것 자체가 법을 어기는 일이 됩니다.

그런데 왜 무료인가요

이 제도 자체는 2014년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변호사를 직접 선임하려면 비용이 들다 보니, 정작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2020년부터 금융감독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이 함께, 불법 사금융 피해자에게는 공단 소속 변호사를 무료로 붙여주고 있습니다.

신청 대상 정리

아래 중 하나에만 해당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경우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업자, 흔히 사채라고 부르는 곳에서 돈을 빌렸다면 지원 대상입니다. 미등록 대부업자라고 부릅니다.

명함이나 전단지, 문자메시지, SNS로 먼저 연락해 돈을 빌려준 곳이라면 등록 업체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등록된 대부업체지만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

정식 등록 업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독촉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아래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불법 추심입니다.

  • 밤늦게나 새벽에 계속 전화하는 경우
  • 가족, 친구, 직장에 알리겠다며 겁을 주는 경우
  • 실제로 가족이나 직장에 연락해 빚 이야기를 하는 경우
  • 욕설이나 협박을 하거나, 집과 직장으로 찾아오는 경우
  • 하루에도 수없이 전화와 문자를 반복하는 경우

이미 겪은 분은 물론이고, 겪을 것 같아 불안한 상태여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정 최고 금리를 넘는 이자를 물고 있는 경우

법정 최고 금리는 연 20%입니다. 이를 넘는 이자를 요구받았다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자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 계산이 안 되셔도 괜찮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함께 따져봐 줍니다. 참고로 수수료나 사례금 명목으로 낸 돈, 처음에 미리 떼간 선이자도 모두 이자로 봅니다. 그래서 막상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높은 이자율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동거인, 직장 동료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빚을 진 사람이 아니라 주변 사람이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지원 대상이 ‘관계인’까지 넓어졌습니다.

  • 함께 살거나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
  • 친족
  • 같은 곳에서 일하는 동료

관계인으로 인정되면 상대방에게 이분들께 연락하지 말라는 통지가 갑니다. 다만 관계인은 빚 당사자가 먼저 신청한 뒤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많으면 안 되나요

추심 연락을 대신 받아주는 채무자대리는 소득을 보지 않습니다. 본인이 부담할 비용도 없습니다. 따질 것 없이 신청하시면 됩니다.

소득 기준은 소송까지 함께 진행할 때만 나옵니다.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 농어업인은 150% 이하면 소송도 무료입니다. 2026년 1인 가구로 따지면 월 320만 원 언저리가 경계입니다.

이것도 미리 계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청할 때 확인해 줍니다.

반대로, 대상이 아닌 경우

이 제도는 불법 사금융 피해자를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 카드사, 캐피탈처럼 정상적으로 등록된 금융회사의 빚 독촉은 이 사업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금융회사 빚 독촉으로 힘들다면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라 금융회사도 1주일에 7번을 넘겨 추심 연락을 할 수 없습니다. 추심 전에 미리 알리는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이를 어겼다면 해당 회사와 금융감독원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1600-5500)을 신청하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추심이 멈춥니다. 빚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개인회생이나 파산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내 경우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면, 일단 1332번에 전화해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어느 기관에 문의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어떻게 신청하나요

전화로 하실 분은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1332번,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번으로 걸면 됩니다. 둘 다 국번이 필요 없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게 편한 분께는 전화를 권해 드립니다. 서류 작성이 어려워도 상담원이 신청까지 도와줍니다.

온라인으로 하실 분은 금융감독원 누리집(www.fss.or.kr)에 접속한 뒤 민원·신고, 불법금융 신고센터,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무료지원 신청 순서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휴대폰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미리 챙겨두면 좋은 것들

없어도 신청은 됩니다. 다만 있으면 훨씬 빠릅니다.

  • 상대방 전화번호와 업체 이름
  • 주고받은 문자와 카카오톡 화면 캡처
  • 통화 기록 화면 캡처
  • 돈이 들어오고 나간 통장 내역
  • 계약서나 차용증이 있다면 그것도

보기 괴로워도 지우지 마세요. 협박 문자 한 통이 나중에 나를 지켜주는 증거가 됩니다.

신청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먼저 신고센터에 대리인을 선임하겠다는 뜻을 전합니다. 그러면 금융감독원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대리인 선임을 요청하고, 공단 변호사가 채권자에게 이제부터 자신이 이 사람의 대리인이라고 통지합니다. 그 순간부터 채권자는 나에게 직접 추심할 수 없습니다.

변호사 선임까지는 열흘 정도 걸립니다. 그동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이 먼저 상대방에게 대리인 선임과 법적 대응이 예정돼 있다는 경고 문자를 보냅니다.

지원 기간은 6개월이며, 필요하면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걸 신청하면 빚이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빚 자체가 사라지는 제도는 아닙니다. 불법적인 추심을 멈추고 숨 쉴 틈을 만들어 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최고 금리를 넘는 이자를 냈다면 그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 불법 추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변호사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Q. 신용점수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채무자대리인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신용점수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Q. 가족한테 알려지나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대리인이 선임되면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 자체가 금지됩니다. 이미 가족이 시달리고 있다면 그 가족도 따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정말 돈이 하나도 안 드나요?

추심 대응은 본인이 낼 비용이 없습니다. 소송까지 가는 경우에만 소득 기준을 봅니다.

Q. 제가 빌린 곳이 불법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것부터 물어보셔도 됩니다. 등록 업체가 맞는지 확인해 주고, 이자율이 법을 넘겼는지도 따져줍니다. 모르는 상태로 전화하는 게 오히려 보통입니다.

Q. 신청했다가 상대가 더 화내면 어쩌죠?

많은 분이 여기서 망설이십니다. 하지만 대리인이 선임된 뒤에도 직접 연락한다면 그건 명백한 위법이고, 그 기록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오히려 상대 쪽이 조심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빚을 졌다는 사실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탓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불법적인 방법으로 독촉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밤에 걸려오는 전화, 가족에게 가는 연락, 협박 섞인 문자는 빚이 있고 없고와 상관없이 그냥 불법입니다. 그걸 멈춰 달라고 요청하는 건 염치없는 부탁이 아니라, 법이 원래 보장해 둔 권리를 쓰는 일입니다.

오늘 하루가 너무 무겁다면, 내일 아침 1332번부터 눌러보세요.

마음이 많이 힘들다면 정신건강 상담 전화 109번이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빚보다 중요한 건 그 빚을 안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안내이며, 제도 내용과 소득 기준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 금융감독원 누리집이나 1332번을 통해 최신 기준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