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앱을 열었다가 신용점수를 보고 마음이 내려앉은 적,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내가 뭘 잘못했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죠.
먼저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어요. 신용점수는 성적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성실한지, 어떤 사람인지를 매기는 숫자도 아니고요. 금융회사가 참고하는 여러 기록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목돈이 없어도, 어려운 재테크를 몰라도 됩니다. 오늘은 신용점수를 올리는 방법과 대출 승인율을 높이는 관리법을 편하게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신용점수는 어떤 숫자일까요
예전에는 1등급, 2등급처럼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그런데 2021년부터 등급제가 사라지고 점수제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1점부터 1000점까지 점수로 표시됩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이 사람은 빌린 돈을 잘 갚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뜻이에요.
등급제가 없어진 건 반가운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6등급에서 5등급으로 올라가려면 한참 애를 써야 했는데, 지금은 1점이 올라도 그대로 반영되니까요. 작은 노력이 헛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점수를 매기는 회사는 두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 신용점수를 매기는 회사는 크게 두 곳이에요. 나이스평가정보가 운영하는 NICE지키미, 그리고 코리아크레딧뷰로가 운영하는 올크레딧입니다.
두 회사는 평가 방식이 조금씩 달라서 점수도 다르게 나옵니다. NICE에서는 870점인데 올크레딧에서는 830점일 수 있어요. 잘못된 게 아니라 원래 그렇습니다.
은행마다 참고하는 회사도 다릅니다. 그래서 두 점수를 모두 알아두시는 편이 좋아요.
내 신용점수 확인하는 방법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같은 금융 앱
- NICE지키미와 올크레딧 홈페이지
- 각 은행 앱의 신용점수 조회 메뉴
조회해도 점수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주 확인하면 점수가 깎인다”고 알고 계세요. 2011년부터는 아닙니다. 내 점수를 확인하는 행동만으로는 아무 영향이 없으니 마음 놓고 들여다보셔도 됩니다. 오히려 자주 확인하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이에요.
점수를 결정하는 네 가지 기준
내 점수가 왜 지금 그 자리에 있는지 알려면, 무엇을 보고 매기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크게 네 가지를 봅니다.
첫째, 상환 이력입니다. 빌린 돈을 제때 갚았는지 보는 항목이에요. 네 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부채 수준입니다. 지금 갚아야 할 빚이 얼마나 있는지 봅니다.
셋째, 신용 거래 기간입니다. 금융 거래를 얼마나 오래 해왔는지 봅니다.
넷째, 신용 형태입니다. 어떤 종류의 금융 상품을 주로 쓰는지 봅니다.
이 중에서 상환 이력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나머지를 아무리 잘 관리해도 연체 한 번이면 무너질 수 있어요. 뒤집어 말하면, 연체만 없어도 절반은 해결된 셈입니다.
신용점수 올리는 방법 일곱 가지
이제 실천 방법을 살펴볼게요.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1. 연체를 만들지 않기
신용점수 관리의 대부분이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금액이 적다고 안심하시면 안 돼요. 통신비 몇만 원, 카드값 십몇만 원도 똑같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연체 기록은 언제부터 남을까요
일반적으로 10만 원 이상을 5영업일 넘게 갚지 못하면 기록이 남기 시작합니다. 다만 회사와 상품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액수와 상관없이 미루지 않는 습관이 가장 안전합니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자동이체입니다.
- 카드 대금, 통신비, 공과금을 모두 자동이체로 걸어두세요
- 결제일은 월급날 바로 다음 날로 맞추세요
- 결제 계좌에는 늘 여윳돈을 조금 남겨두세요
“깜빡해서” 생긴 연체가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기계에 맡겨두면 잊어버릴 일이 없어요.
2. 이미 연체가 있다면 오래된 것부터
지금 연체 중이시라면 갚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오래된 연체부터, 그리고 금액이 큰 것부터 해결하시는 편이 유리해요. 연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타격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연체 기록은 갚는다고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90일 미만 짧은 연체는 갚은 뒤 최장 3년, 90일 이상 긴 연체는 최장 5년까지 남을 수 있어요.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없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3. 신용카드는 한도의 30% 안쪽으로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는 편이 좋을까요? 사실은 반대입니다.
카드를 전혀 쓰지 않으면 평가할 기록 자체가 없어서 점수가 잘 오르지 않아요. 적당히 쓰고 제때 갚는 모습이 가장 좋은 그림입니다.
- 한도가 300만 원이라면 월 90만 원 안쪽으로 쓰세요
- 한도를 꽉 채워 쓰면 “여유가 없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 할부, 특히 여러 달에 걸친 긴 할부는 되도록 줄여주세요
4. 체크카드도 꾸준히 쓰기
의외로 모르시는 분이 많은 부분이에요.
체크카드를 월 30만 원 이상 6개월 넘게 꾸준히 쓰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가 부담스러운 분, 사회초년생, 주부님들께 특히 잘 맞는 방법이에요.
빚을 지지 않고도 신용을 쌓을 수 있으니 마음이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5. 통신비와 공과금 납부 기록 제출하기
이건 5분이면 끝나는데 효과는 꽤 확실합니다.
금융 거래가 아니어도 꼬박꼬박 낸 기록이라면 평가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이걸 비금융정보 반영이라고 부릅니다.
제출할 수 있는 항목
- 휴대폰 요금 같은 통신비
-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 아파트 관리비
-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 요금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같은 앱의 ‘신용점수 올리기’ 메뉴에서 몇 번만 누르면 됩니다. 6개월 이상 밀리지 않고 낸 기록이 있다면 대부분 반영돼요.
금융 거래 기록이 거의 없는 분들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아직 안 하셨다면 오늘 바로 해보시길 권해요.
6. 오래 쓴 카드는 남겨두기
카드를 정리하실 때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신용점수에는 거래 기간도 반영됩니다. 그래서 10년 된 카드를 없애면 그 10년의 기록도 함께 사라질 수 있어요.
- 안 쓰는 카드가 많다면 정리하시되
- 가장 오래된 카드 한두 장은 남겨두세요
- 남긴 카드는 적은 금액이라도 가끔 써주시면 좋습니다
7. 금리 높은 대출부터 줄이기
같은 1000만 원이라도 어디서 빌렸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습니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에서 받은 대출은 영향이 더 크고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그중에서도 영향이 큰 편입니다.
현금서비스는 적은 금액이라도 자주 쓰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으로 읽힐 수 있어요. 여러 대출이 있다면 금리가 높은 것부터 갚아 나가시는 편이 점수에도 지갑에도 좋습니다.
대출 승인율 높이는 관리법
신용점수가 전부는 아닙니다. 대출 심사에서는 점수 말고도 여러 가지를 함께 보거든요. 승인율을 높이는 실질적인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최소 석 달 전부터 준비하기
가장 흔한 실수가 필요할 때 곧바로 신청하는 것입니다.
신용점수는 하루아침에 오르지 않아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은 꾸준히 관리해야 눈에 띄는 변화가 생깁니다.
이사, 결혼, 사업 자금처럼 예정된 일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 두세요. 급하게 신청했다가 거절당하는 것보다, 석 달 기다렸다가 더 나은 조건으로 받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여러 곳에 한꺼번에 신청하지 않기
이 부분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디든 되는 곳에서 받자” 하는 마음에 여러 곳에 동시에 신청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대출 신청 기록은 남습니다. 짧은 기간에 신청이 여러 건 몰리면 급전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될 수 있어요.
- 신청은 한 번에 한두 곳씩만 하세요
- 거절당했다면 최소 2주에서 4주는 쉬었다가 다시 시도하세요
- 조건이 궁금할 때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먼저 이용해 보세요. 조회만으로는 점수에 영향이 없습니다
DSR을 미리 계산해 보기
DSR은 내 1년 소득과 견줘서 1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DSR 계산해 보기
DSR(%) = 1년 동안 갚는 원금과 이자 ÷ 연소득 × 100
연소득이 4000만 원인 분이 1년에 원금과 이자로 1600만 원을 갚는다면 DSR은 40%가 됩니다. 금융감독원 파인이나 은행 앱에서 간단히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은행권은 보통 이 비율을 40% 안팎에서 관리합니다.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DSR이 한도를 넘으면 대출이 어려워요. 미리 계산해 보시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쓰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 줄이기
마이너스 통장은 쓰지 않아도 한도 전체가 빚으로 잡힙니다.
한도 3000만 원짜리 통장을 한 푼도 안 썼더라도, 심사에서는 3000만 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큰 대출을 앞두고 계시다면 한도를 줄이거나 통장을 정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서류 미리 챙기기
준비된 서류가 있으면 심사가 훨씬 매끄럽게 진행됩니다.
- 재직증명서
-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 소득금액증명원(프리랜서, 자영업자의 경우)
프리랜서나 자영업을 하신다면 소득을 증명할 자료가 특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소득이 있어도 서류로 보여드리지 못하면 심사에서 불리해요.
주거래 은행 만들기
한 은행에 급여 이체, 적금, 카드 결제, 공과금 자동이체를 모아두면 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금리와 한도 우대는 물론이고, 심사 자체가 조금 더 유연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은행 입장에서는 오래 지켜본 손님이니까요.
은행부터 먼저 알아보기
순서가 중요합니다. 은행을 먼저 알아보고, 그다음에 저축은행 같은 곳을 알아보세요. 반대로 저축은행 대출을 먼저 받으면 나중에 은행 심사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잘못 알려진 이야기들
사실과 다르게 퍼진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신용조회를 하면 점수가 떨어진다”고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단순 조회는 영향이 없어요.
“카드를 많이 만들면 점수가 오른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짧은 기간에 여러 장을 만들면 좋지 않습니다.
“연봉이 높으면 신용점수도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득은 신용점수를 매길 때 직접 반영되는 항목이 아닙니다. 다만 대출 심사에서는 중요하게 봅니다.
“통장에 돈이 많으면 점수가 오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에요. 예금 잔액은 점수에 직접 반영되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를 안 쓰면 점수가 높다”는 이야기는 오히려 거꾸로입니다. 기록이 없으면 평가할 근거도 없거든요.
석 달 실천 계획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이 순서대로 해보세요.
첫째 달, 지금 상태 알아보기
- NICE와 올크레딧 점수를 각각 확인합니다
- 연체 중인 항목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 고정 지출을 모두 자동이체로 걸어둡니다
- 통신비와 공과금 납부 기록을 제출합니다
둘째 달, 습관 만들기
- 신용카드 사용액을 한도의 30% 안쪽으로 유지합니다
- 체크카드를 월 30만 원 이상 씁니다
- 쓰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입니다
-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용을 멈춥니다
셋째 달, 정리하고 확인하기
- 금리 높은 대출부터 조금씩 갚아 나갑니다
- 안 쓰는 카드를 정리하되 오래된 카드는 남겨둡니다
-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거래를 모읍니다
- 점수를 다시 확인하고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펴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용점수는 얼마 만에 오르나요?
통신비 같은 납부 기록 제출은 빠르면 며칠 안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바꿔서 생기는 변화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려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꾸준히 해보세요.
Q. 연체 기록은 언제 사라지나요?
90일 미만 짧은 연체는 갚은 뒤 최장 3년, 90일 이상 긴 연체는 최장 5년까지 남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력은 점점 줄어듭니다.
Q. 체크카드만 써도 점수가 오르나요?
네, 오릅니다. 월 30만 원 이상을 6개월 넘게 꾸준히 쓰시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어요.
Q. 신용점수가 몇 점이면 은행 대출이 될까요?
은행마다 기준이 달라서 정확한 선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NICE 기준으로 800점을 넘으면 은행권에서 비교적 수월한 편이고, 600점대 아래로 내려가면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소액 대출을 받아서 잘 갚으면 점수가 오르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출을 새로 받는 것 자체가 빚이 늘어난 것으로 잡히기 때문에, 점수를 올릴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방법은 권해 드리지 않아요.
마무리하며
신용점수 관리는 결국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연체하지 않기, 적당히 쓰기, 제때 갚기.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대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이에요.
지금 점수가 낮다고 해서 그 상태가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위에 적어둔 것 중에서 딱 하나, 통신비 납부 기록 제출하기부터 오늘 해보시면 어떨까요. 5분이면 충분합니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석 달 뒤에 점수를 다시 확인하실 때 지금과 다른 숫자를 보게 되실 거예요. 응원하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안내해 드리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신용평가 기준과 대출 심사 요건은 금융회사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거래하시는 은행이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등의 기관에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